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영화 노량:죽음의 바다가 개봉되었다. 역사의 한 장면과 같은 영화의 줄거리와 밀도 있는 묘사로 극의 흥미를 더해 준 등장인물들의 소개, 마지막으로 해외반응까지 살펴보려고 한다.
줄거리
노량:죽음의 바다 영화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음을 맞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지 7년, 조선을 가볍게 뛰어넘어 명나라까지 대륙을 집어삼키려는 거대한 야욕으로 시작한 전쟁이었으나 이순신 장군이 버티고 있는 조선은 쉽게 정벌할 수 없었다. 결국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모든 군대가 조선에서 철수할 것을 명하고 숨을 거두게 된다. 사실상 패했다는 것을 시인한 셈이다. 한편, 순천왜성에 고립되어 있던 고시니 유키나가도 무사히 조선을 빠져나가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이순신이 버티고 있어 쉽지 않다. 이순신은 왜구를 끝까지 쫓아가서 섬멸할 생각이므로 결코 곱게 보내줄 생각이 없다. 7년의 전쟁 동안 무수한 피해를 일으키고 죄 없는 백성들을 학살한 왜구들을 그냥 보내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고니시에게 2차례나 뇌물을 받은 명나라 도독 진린은 이순신을 설득하여 고니시를 그냥 보내주자고 한다. 이순신과 갈등을 빚게 되고 이순신은 조금도 타협하지 않고 자신과 뜻을 같이 하지 않을 거라면 조명연합군은 해체한다고 말한다. 자신들만 왜구를 섬멸하러 가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진린에 의해 연락선이 보내졌고, 고니시가 시마즈에게 도움을 청한 상황이다. 고니시의 서신을 받은 시마즈는 그냥 퇴각하려 했으나 이순신을 살려두면 후환이 될 것을 염려하여 바로 출정한다. 이순신 또한 왜구의 침입에 대비해놓고 있었는데, 순천왜성 쪽에는 폐선에 불을 밝혀 여전히 군대가 지키고 있는 것처럼 위장함대를 두었고, 반대쪽에서 시마즈의 군대를 물리치기 위해 출정하였다. 명나라 군대는 이순신의 뜻을 꺾지 못해 출정은 하되 멀리서 소극적으로만 참여하겠다고 하였다. 이순신의 군대는 시마즈의 살마군을 노량에서 관음포 쪽으로 유인하여 무찌르게 된다. 밤늦은 시간의 전투라 초반에는 화포를 쏘아 대응하였으나 점차 백병전으로 치달았다. 명나라군은 미온적 대응을 하다가 등자룡을 필두로 진린까지 전투에 가세해 힘을 보태었다. 과정에서 등자룡은 전사하였고 진린도 죽을 위기에 쳐했으나 다행히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 백병전은 체력 소모 시간소모가 크기에 전투에서 사기가 중요하다. 끝까지 적을 섬멸하고자 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새벽녘이 밝아오고 모두가 지켜갈 때쯤, 이순신이 모두를 응원하는 북을 울린다. 내가 함께 하고 있다 지치지 말라는 응원이 담긴 북소리, 적에게는 공포의 소리였다. 결국 시마즈의 군대는 패하게 되고, 조선은 승리하게 된다. 과정에서 이순신은 전사하였지만 그의 뜻을 잇기 위해 북소리는 계속 울렸다. 적에게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가신 이순신 장군의 뜻을 받들어.
등장인물
이순신(김윤석)
김윤석 배우의 이순신은 묵직하고 굳은 의지를 잘 보여주었다. 전쟁 중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셋째 아들까지 왜구의 손에 죽임을 당하는 개인적으로는 엄청난 고통과 슬픔의 상황 속에서도 절제 된 모습으로 전쟁에 집중하며 끝까지 의지를 꺾지 않는 모습이 굉장했다. 개인적으로는 악몽에 시달리고 아파서 누워있기도 했으나 부하들 앞에서, 명나라 군 앞에서는 위엄을 잃지 않고 자기가 해야 할 일에 대해 타협하지 않았다. 대사도 많지 않았으나 이순신 장군의 내면과 상황을 잘 표현해 주었다. 마지막 죽는 장면에서도 과장 없이 과도한 신파 없이 담담하게 그려졌다. 엄청 유명한 장면이라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되었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전쟁 중에는 그 장면이 나오지 않고 영화의 가장 마지막 부분에서 나왔는데, 매우 절제되고 현실적으로 나와서 좋았다. 왜구의 전략과 생각을 미리 알아채고 명나라의 회유에 꺾이지 않으며 오로지 나라를 지키고 백성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꿋꿋하게 나아갔던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김윤석 배우는 인터뷰에서, 이순신의 마지막을 가슴 깊이 이해하고 표현하기 위해 장군 이순신이 아닌 인간 이순신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그렇게 김윤석은 이순신의 마음과 더욱 공명할 수 있었다. 그는 이순신에 대해 "군인의 신분으로 살아간 아주 불행한 남자라는 생각이 영웅이라는 생각보다도 먼저 들었다"라고 언급했다. 김윤석은 김한민 감독과 “이순신을 최대한 진실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순신의 마지막 순간이 담긴 장면에 대해 "사방에 싸우고 있는 절정의 상황에서 '싸움이 급하다'라고 말하며 최대한 피해를 안 끼치고 자신의 마지막 말만 하고 죽었다. 위대한 영웅의 죽음이기에 하늘에 날아가는 새도 멈추는 연출 같은, 영웅의 진공 상태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관객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진린
굉장히 복합적인 캐릭터였다. 초반에는 명나라, 본인의 이익만을 생각하며 조선에 협조하기 보다는 독자적인 길을 가는 듯했다. 고니시의 계속된 뇌물 공세에 넘어가서 이순신을 끝까지 설득시켜 고니시를 보내주자고 하기도 했다. 이순신의 아들을 살해한 자들까지 잡아서 이순신을 회유하려 했다. 이순신의 의지가 단순히 개인적인 복수심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뜻이기도 했다. 그러나 조명연합군을 해체하겠다고 선언할 만큼 이순신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느끼자 결국 전쟁에 참전하여 최선을 다해 함께 싸우게 된다. 그러나 명나라는 해전에 약하여 큰 도움은 되지 않았는데 결국 진린이 크게 위험한 상황까지 가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끝까지 조선과 함께 싸우며 의리를 지킨 진린. 마지막에 이순신의 죽음을 알게 되자 크게 오열한다. 진린을 연기한 정재영 배우는 인터뷰에서 명나라 언어로 대사를 한다는 것이 큰 부담이었으나 꼭 참여하고 싶었던 작품이라 함께 하게 되었다고 한다. “진린 입장에서는 전쟁이 끝났잖아요. 자기 부하를 안 다치게 하고 명나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었겠죠. 철군 명령도 내려졌고, 그렇게까지 심각할 필요가 없었어요. 끝까지 싸우겠다는 이순신 장군과 다른 입장인 거죠. 그러면서도 이순신 장군을 존경해요. 실제로 진린이 나이가 두 살이 더 많은데 어르신이라고 하는 걸 보면 알 수 있죠.” 기자시사회에서 식은땀을 흘렸다. 중국인 관객이 있나 없나 두리번거렸다. 중국어, 그것도 명나라 고어의 대사를 얼마나 잘 소화했는지 자신이 없었다. 하루에 4~5시간씩 매일 선생님과 개인 수업을 하고 녹음해서 듣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촬영장에 갔는데 막막하더라고요. 어떤 분은 중국에서 10년을 살아도 성조가 해결 안 된다고 들었어요. 하면 할수록 어려웠죠. 게다가 진린은 카리스마가 있어서 말의 속도도 빨라요. 한국어와 어순이 달라서 여간 힘든 게 아니었어요. 일본어 하는 배우들이 편해 보였을 정도죠.” 걱정을 많이 했으나 관객의 입장에서는 매우 훌륭하게 연기를 소화해 냈다. 중국어도 어색하지 않았고, 감정을 전달하는 것도 중국어여서 불편하지 않았다. 훌륭한 배우다.
해외반응
이번 노량:죽음의 바다에는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는데 바로 중국이다. 바로 명나라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영화에 나오는 진린과 등자룡은 중국인들이 존경하는 인물이기도 하기에 이들을 어떻게 그려냈을지 관심이 있는 것이다. 예고편이 공개되자 명나라 장수와 군대가 멋있게 그려지는 것을 보고 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왜 국내 명나라 드라마 보다 기분이 좋은 걸까요?" "명나라 군대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은 것은 이미 큰 영광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그들의 역사 영화는 우리가 중국에서 만든 영화보다 확실히 훨씬 뛰어났습니다." 중국인들은 명나라가 나오는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이순신 장군이 세계 3대 장군이라는 것에 토를 다는 사람은 없었다. 또한 어떤 이는 이순신이 왜구를 막지 못했다면 명나라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멸망당했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들에게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기에 더 큰 관심을 갖는 것 같다. 또한 해상전투씬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김한민 감독이 지금까지 보여준 해상 전투씬은 매우 훌륭했기 때문이다. 이번 노량:죽음의 바다에서도 전투씬이 무려 1시간 40분에 달한다. 중국 사극과 달리 한국에서는 어떻게 해상전투를 묘사할 지 기대감이 컸다. 한 관람객은 노량을 보고 어떻게 해상 전투신을 찍어야 하는지 중국이 배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다만 배우들의 중국어에 대해서는 약간 아쉽다는 평도 있었으나 진린과 등자룡이 멋있게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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